이재명 대통령은 "인허가·착공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했고, 오세훈 시장은 "389곳, 43만 호"로 받아쳤다. 두 숫자 모두 근거가 있다. 문제는 두 사람이 서로 다른 시계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인허가에서 입주까지를 시간순으로 놓으면 전혀 다른 그림이 나온다.
동이2026년 9월 21일 16:00 기준읽는 데 약 10분
공급의 파도는 인허가에서 입주로 4~7년에 걸쳐 흘러간다단위: 가구
인허가·착공·준공은 국토교통부 주택건설실적(주택 전체), 입주 전망은 부동산R114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7월 28일 집계)이다. 2024년 착공·준공은 2025년 증감률로 역산한 근삿값이고, 2022년 착공·준공처럼 연간 원문 수치를 확인하지 못한 칸은 비워 두었다. 행에 마우스를 올리면 원 수치가 보인다.
1'반토막'은 숫자로 맞다. 다만 기준 해가 정점이었다. 서울 주택 인허가는 2021년 8만1,637가구에서 2025년 4만1,566가구로 49% 줄었지만, 4년씩 묶으면 34.8%, 아파트만 보면 7.9% 감소다.
2'389곳 해제'도 사실이다. 다만 물량 추정이 갈린다. 오 시장은 43만 호라고 했고, 같은 389곳을 약 25만 가구로 적은 보도도 있다. 정비사업은 평균 18.5년이 걸려 그 영향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3누구 탓이든 입주 절벽은 이미 정해졌다.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은 2025년 3만7,103가구에서 2028년 1만3,683가구로 줄어든다. 지금 착공이 늘어도 그 물량은 빨라야 2028년 이후에 들어온다.
서울 주택 인허가2021 → 2025 · 국토부41,566가구2021년 81,637 · −49.1%
서울 주택 착공2025년 · 국토부32,119가구전년 대비 +23.2%
서울 주택 준공(입주)2025년 · 국토부54,653가구전년 대비 +39.7%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2028년 · 부동산R11413,683가구2025년 37,103가구
해제된 정비구역2012~2020 · 오 시장 발언389곳예정 물량 43만 호(오 시장)
정비사업 평균 기간지정 → 준공 · 서울시18.5년신통기획 2.0 목표 12년
국토부 통계는 주택 전체(아파트+비아파트), 부동산R114는 아파트만 센다. 두 기관의 수치를 더하거나 한 줄로 이어 붙이지 않았다.
1두 발언
사흘 동안 오간 두 개의 숫자
9월 18일 청와대 영빈관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서울 집값 상승의 단기 원인으로 공급 축소를 들었다. "2022년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해, 오세훈 시장이 당선된 해부터 허가와 착공 건수가 절반으로 줄었다", "22년, 23년, 24년, 25년까지 거의 절반으로 줄어서 공급이 확 축소된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오 시장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오세훈 탓을 해도 좋습니다'라는 글을 올렸고, 사흘 뒤인 21일 서울시청 대회의실의 '2026 서울 주택정책 성과공유회'에서 숫자를 꺼냈다.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정비구역 389곳이 해제됐다. 그 물량이 43만 호"라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9월 18일 기자회견
"오세훈 시장이 당선된 해부터 허가와 착공 건수가 절반으로 줄었다."
오세훈 서울시장9월 18일 페이스북
"'오세훈 탓'이라고 하면 대통령의 마음은 편하시겠지요."
9월 18일 오전
대통령 기자회견. 2022년 이후 인허가·착공 '절반', 원인으로 전 정부와 오 시장 재임기를 지목했다.
9월 18일 오후
오 시장 페이스북 반박. "주택이 착공에 이르기까지 어떠한 과정과 시간이 필요한지 모르실 리 없다", 박원순 전 시장 시절 재개발·재건축 해제를 원인으로 들었다.
9월 20일
이데일리 '따져보니'. 국토부 통계로 착공 4년 합 −45.7%, 인허가 −34.8%를 확인하고, 아파트만 보면 감소 폭이 작다는 점을 짚었다.
9월 21일 오전
서울 주택정책 성과공유회. 오 시장이 389곳·43만 호를 제시하고 "수십 번 설명해도 억지스러운 주장"이라며 신통기획 성과를 발표했다.
9월 21일 오후
아이뉴스24 팩트체크. "수치상 2021년 이후 서울 인허가와 전국 착공 물량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확인됐다"고 결론 냈다.
2대통령의 숫자
'반토막'은 맞다. 기준점을 어디에 두느냐가 문제다
서울 주택 인허가는 2021년 8만1,637가구 → 2022년 4만2,231가구로 한 해 만에 48.3% 줄었고, 2025년에도 4만1,566가구에 머물렀다. 연간으로 비교하면 대통령 말대로 절반이다.
그런데 2021년은 평범한 해가 아니었다. 2018~2021년 4년 평균이 6만6,910가구인데 2021년은 그보다 1만5,000가구가량 많은 정점이었다. 4년씩 묶어 비교하면 인허가 감소는 34.8%로 줄고, 아파트만 떼어 보면 7.9%에 그친다. 줄어든 인허가의 상당 부분은 빌라 같은 비아파트였다는 뜻이다.
같은 통계도 무엇과 비교하느냐에 따라 '절반'이 되기도, '8%'가 되기도 한다단위: %
국토부 주택건설실적통계. 4년 합은 2018~2021년과 2022~2025년 합계 비교(이데일리 9월 20일 집계). 착공 연간 비교의 2021년 값(약 5.97만)은 브리프 수치로, 연간 원문을 따로 확인하지 못해 *로 표시했다.
착공은 사정이 다르다. 어떻게 재도 반 가까이 줄었고, 아파트만 봐도 29.1% 감소다. 인허가를 받아 놓고 첫 삽을 뜨지 못한 물량이 2022년 이후 쌓였다는 뜻이고, 이는 곧 뒤에서 볼 금리·공사비·PF와 이어진다.
구분
2018~2021년
2022~2025년
증감
인허가 (주택 전체)
267,641
174,412
−34.8%
인허가 (아파트)
155,150
142,854
−7.9%
착공 (주택 전체)
284,191
154,178
−45.7%
착공 (아파트)
171,052
121,275
−29.1%
단위: 가구. 국토부 주택건설실적통계, 이데일리(9월 20일) 집계 인용.
3오 시장의 숫자
389곳은 사실, 43만 호는 '예정 물량'이다
오 시장의 논리는 순서에 있다. 정비사업은 구역 지정 → 조합 설립 → 사업시행인가 → 관리처분 → 착공으로 가는데, 앞 단계가 막히면 뒤의 인허가·착공은 나올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2021년 이후 인허가 감소의 뿌리는 2012~2020년 해제에 있다고 본다.
해제 구역 수 389곳은 서울시 주택실장의 포럼 발표를 전한 기사에도 같은 수로 나온다(다만 기간은 2011~2020년으로 적혔다). 갈리는 것은 물량이다. 43만 호는 해제 구역의 예정 물량이고, 같은 389곳을 두고 약 25만 가구로 적은 보도도 있다. 정부·여당은 389곳 중 60%가 주민 자진 해제였다고 반박하고, 오 시장은 "주민 30%가 반대하면 직권 해제하는 조항"을 들어 "해제를 유도한 것"이라고 맞선다.
주장
확인된 것
확인되지 않은 것
389곳 해제
오 시장 발언과 서울시 주택실장 포럼 발표 기사가 같은 수
구역별 해제 사유 공개 목록
43만 호
오 시장 발언(해제 구역의 예정 물량)
산정 방식. 같은 389곳을 약 25만 가구로 적은 보도가 있다
60% 자진 해제
정부·여당 측 주장으로 보도됨
자진 해제와 직권 해제의 구역별 구분
해제가 지금 공급을 줄였다
정비사업 평균 18.5년, 2025년 서울 아파트 입주의 91%가 정비사업
해제 구역이 유지됐을 때 연도별로 얼마가 입주했을지
두 사람은 서로 다른 구간을 재고 있다단위: 연도
정비구역 해제 기간은 오 시장 발언(2012~2020년), 신규 지정 연평균 35곳은 서울시 주택실장 포럼 발표 기사(2021~2025년), 18.5년·12년은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2.0 매뉴얼(4월) 기준. 새 파이프라인의 준공 구간은 '지정 연도 + 12년'을 단순히 더한 개념도이며 실제 일정이 아니다.
그림을 시간 축에 놓으면 두 주장은 싸울 필요가 없는 관계로 보인다. 해제는 2020년 이전의 일이고, 인허가 감소는 2022~2025년의 일이다. 둘 다 결과는 2020년대 후반의 입주로 나타난다. 대통령은 최근 4년의 실적표를, 오 시장은 10년 전부터 쌓인 파이프라인을 보고 있을 뿐이다.
4두 사람이 말하지 않은 변수
2022년에 바뀐 것은 시장만이 아니었다
인허가·착공이 꺾인 2022년은 금리가 가장 빠르게 오른 해이기도 하다. 정비구역이 살아 있었더라도, 인허가가 났더라도, 이 변수들은 착공을 늦췄다. 좌우 화살표 키로도 넘길 수 있다.
기준금리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021년 8월부터 오르기 시작해 2023년 1월 3.50%까지 올라갔다. 인허가가 반토막 난 2022년이 인상 폭이 가장 컸던 해다.
착공에 미친 영향
이데일리가 인용한 KDI 분석에 따르면 기준금리 1%포인트 인상은 주택 착공 증가율을 직후 5%포인트, 4분기 뒤 7.4%포인트 끌어내린다.
거래 절벽
2022년 7~10월 전국 주택 매매 거래는 14만 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58.2% 줄었다. 팔리지 않을 것 같은 시장에서 착공은 미뤄진다.
공사비
서울 정비사업 공사비는 3.3㎡당 2021년 578만원에서 2025년 890만원으로 올랐다(한국경제 8월 27일). 분담금이 커지면 조합이 착공 전에 멈춘다.
멈춘 현장
같은 보도에 따르면 서울의 300가구 이상 정비사업 336곳 가운데 착공한 곳은 32곳이다.
자금 경색
2022년 하반기 부동산 PF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인허가를 받은 사업도 돈을 구하지 못해 착공이 늦어졌다. 착공 감소(−45.7%)가 인허가 감소(−34.8%)보다 큰 이유 중 하나다.
아파트 vs 비아파트
4년 합 기준으로 서울 인허가 감소분 약 9만3,000가구 가운데 아파트는 약 1만2,000가구뿐이다. 나머지 대부분은 비아파트(빌라·다세대 등)에서 빠졌다.
전국도 같은 흐름
2024년 전국 비아파트 인허가는 3만7,321가구로 전년보다 27% 줄었다. 비아파트 공급 감소는 서울시장 한 사람의 정책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전국 현상이다.
토지거래허가
2025년 10월 15일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다. 허가 뒤 4개월 안에 입주하고 2년 실거주해야 한다.
대출 한도
규제지역 LTV 40%에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15억원 이하 6억 · 15억~25억원 4억 · 25억원 초과 2억원의 계단형이다. 수요를 누르는 규제는 동시에 분양 사업성도 누른다.
해석의 한계
규제가 공급에 준 영향은 방향만 말할 수 있고, 크기를 숫자로 가를 공개 분석은 찾지 못했다.
5입주 공백
2026~2028년, 모자라는 입주는 몇 가구인가
부동산R114의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은 2026년 2만5,281 · 2027년 1만8,682 · 2028년 1만3,683가구다. 황명선 의원은 국회에서 서울의 "시장 적정 수요"를 연 4만~5만 가구로 제시했다. 적정 수요를 얼마로 보느냐, 전망이 얼마나 빗나가느냐에 따라 3년치 공백을 계산해 볼 수 있다.
2026~2028년 누적 입주 공백
2026년19,719가구 부족
2027년26,318가구 부족
2028년31,317가구 부족
부동산R114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7월 28일 집계)만 쓴 단순 차감이다. 비아파트 입주, 멸실, 인구·가구 변화를 반영하지 않으며 '적정 수요'는 가정값이다. 같은 R114라도 집계 시점에 따라 2026년 1만7,698·2027년 1만2,543가구로 더 적게 보도된 적이 있다.
지금 늘고 있는 것은 착공이다. 2025년 서울 주택 착공은 3만2,119가구로 23.2% 늘었고, 서울시는 2031년까지 31만 가구 착공을 목표로 내걸었다. 하지만 착공이 입주로 바뀌는 데는 통상 2~3년이 걸린다. 올해의 착공 반등은 빨라야 2028년 이후 입주표에 잡힌다.
서울시가 제시한 파이프라인
규모
단계
신속통합기획
214개 구역 · 30만7,000가구
추진 중(목표 대비 114%)
모아주택
168곳 · 4만3,000가구
조합 설립 단계
착공 목표
31만 가구
2031년까지 · 올해 목표의 50% 달성(오 시장)
구역 지정 기간
5년 → 2년
신통기획 도입 뒤 · 서울시 발표
서울시 발표 수치이며 독립적으로 검증된 실적이 아니다. 조합 설립·추진 단계 물량은 착공·입주 시점이 확정되지 않았다.
6짚어볼 질문
그래서 누구 말이 맞나 — 여섯 가지 질문
제목을 누르면 답과 짚어볼 점이 펼쳐진다. 두 개는 발언 속 수치를 점검한 것이다.
1[수치 점검] '오세훈 시장이 당선된 해'는 2021년인가 2022년인가+
오 시장은 2021년 4월 보궐선거로 시장이 됐고 2022년 6월 지방선거에서 재선됐다. 대통령은 "2022년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해, 오세훈 시장이 당선된 해"라고 말해 재선 시점을 기준으로 삼았다.
인허가 '반토막'은 정확히 2021→2022년에 일어났다(81,637 → 42,231가구). 오 시장 첫해인 2021년은 오히려 최근 5년의 정점이었다.
'당선된 해'를 2021년으로 읽으면 정점, 2022년으로 읽으면 반토막의 시작이다. 같은 문장이 해석에 따라 정반대 근거가 된다.
2[수치 점검] 389곳을 풀어서 43만 호가 사라졌나+
389곳은 서울시 쪽 자료에서 일관되게 나온다. 다만 기간은 오 시장이 2012~2020년, 서울시 주택실장 포럼 발표 기사는 2011~2020년으로 적었다. 43만 호는 해제 구역의 예정 물량이고, 같은 389곳을 약 25만 가구로 적은 보도가 있다.
예정 물량은 계획 단계의 숫자라 조합 갈등·사업성에 따라 실제 공급과 크게 다를 수 있다. 그 구역이 유지됐다면 언제 몇 가구가 입주했을지는 누구도 확정할 수 없다.
'43만 호가 사라졌다'보다는 '최대 43만 호 규모의 후보지가 파이프라인에서 빠졌다'가 정확한 표현이다.
32025년 인허가는 줄었는데 왜 입주는 늘었나+
2025년 서울 주택 인허가는 4만1,566가구(−19.2%)였지만 준공(입주)은 5만4,653가구(+39.7%), 아파트 준공은 4만9,973가구(+51.5%)로 늘었다. 준공은 몇 해 전 착공한 물량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같은 해에 '인허가 급감'과 '입주 급증'이 동시에 참일 수 있다. 어느 지표를 인용하느냐가 곧 주장이 된다.
4아파트만 보면 왜 감소 폭이 작은가+
4년 합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인허가는 7.9%, 착공은 29.1% 줄었다. 주택 전체 감소(−34.8%, −45.7%)의 상당 부분이 빌라·다세대 등 비아파트에서 나왔다. 2024년 전국 비아파트 인허가도 27% 줄었다.
시장 선호가 큰 아파트 공급은 인허가 단계에서는 크게 줄지 않았다. 문제는 인허가 뒤 착공으로 넘어가는 속도다.
5입주는 언제부터 회복되나+
부동산R114 전망으로는 2028년까지 감소가 이어진다(1만3,683가구). 착공이 2025년 23.2% 늘었지만 착공 뒤 입주까지 통상 2~3년이 걸리고, 올해 1월 서울 착공은 741가구로 10년 만의 1월 최저였다.
정비사업은 평균 18.5년, 서울시 목표로도 12년이다. 2021~2025년 새로 지정한 구역은 2030년대 물량이다.
의미 있는 회복 신호는 2028년 이후 입주표와, 올해·내년 착공 실적이 반등을 이어가는지에서 먼저 보일 것이다.
6결국 누구 탓인가+
두 사람의 숫자는 각자의 구간에서 맞다. 대통령의 '반토막'은 정점 대비 연간 비교이고, 오 시장의 '43만 호'는 계획 단계 물량이다. 그 사이에 금리 인상, 공사비 54% 상승(3.3㎡당 578만 → 890만원), PF 경색, 비아파트 급감이 겹쳤다.
서울 공급절벽은 한 사람이 만든 한 해의 사건이 아니라, 10여 년에 걸친 파이프라인 축소와 2022년 이후의 착공 지연이 2026~2028년 입주에서 겹치는 현상이다.
앞으로 확인할 일정
추석 연휴 뒤
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값. 9월 14일 기준 서울 매매 +0.16%로 3주 연속 둔화했다. 둔화가 이어지는지.
매월 말
국토부 월간 주택통계. 전월 인허가·착공·준공이 함께 나온다. 착공 반등이 이어지는지가 2028년 이후 입주를 가른다.
10월 22일 (목)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연 3.00%. 금리는 착공 속도의 변수다.
2027~2028년
서울 아파트 입주 1만8,682 → 1만3,683가구(전망). 이 구간이 공급절벽의 바닥이다.
2031년
서울시 31만 가구 착공 목표 시한. 목표가 실적으로 바뀌는지 연도별 착공으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