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가 코스피를 2026년 3분기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부진한 시장으로 꼽았다. 그런데 연초와 비교하면 여전히 60% 넘게 올라 있다. 두 숫자가 동시에 맞는 이유, 그리고 그 사이에 AI·HBM·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어떻게 끼어 있는지를 숫자로 풀었다.
지수는 9월 29일 종가 기준이다. 3분기는 30일 종가로 확정되며, 30일 지수가 ±1% 움직이면 3분기 등락률은 −18.1%~−19.7% 범위가 된다. 이익 전망은 컨센서스이며 확정 실적이 아니다.
‘세계 최악’과 ‘연 60% 상승’은 서로 다른 출발점을 쓴 숫자다. 3분기 성적은 6월 30일 8,476.48에서 재고, 연간 성적은 2025년 말 4,214.17에서 잰다. 문제의 3분기는 코스피가 사상 최고 부근에서 출발한 분기였다.
3분기 −18.9%를 달별로 나누면 7월 −22.2%, 8월 +3.4%, 9월 +0.7%다. 8월 이후 코스피는 6,600~7,100 사이에서 옆으로 걸었다. 다른 나라 증시가 3분기에 조용히 오르는 동안 코스피는 7월에 한 번 크게 무너진 뒤 제자리를 지켰고, 그 한 번이 분기 순위를 정했다.
비대칭의 산수. 100이 200이 된 뒤 20%를 잃으면 160이다. 반대로 200에서 160으로 떨어진 사람이 200을 되찾으려면 25%가 올라야 한다. 6월 말에 들어온 투자자에게 3분기는 ‘세계 꼴찌’였고, 1월에 들어온 투자자에게는 ‘조금 덜 번 분기’였다. 같은 지수가 계좌마다 다른 성적표를 낸다.
7월의 급락은 한 가지 악재가 아니라 AI 투자 과열 우려 → 반도체 실적 눈높이 하향 → 빚낸 매수의 청산이 차례로 겹친 결과였다. 아래 날짜별 낙폭은 보도로 확인한 값이며, 원인은 당시 보도가 꼽은 해석이다.
| 날짜 | 등락률 | 종가 | 보도가 꼽은 원인 |
|---|---|---|---|
| 7월 2일 | −7.89% | 7,648.09 | 메타의 AI 컴퓨팅 자원 과잉 우려 — 빅테크 AI 투자가 꺾일 수 있다는 신호 |
| 7월 7일 | −4.91% | 7,656.31 | 삼성전자 2분기 실적 선반영 인식과 차익 실현 |
| 7월 13일 | −8.95% | 6,806.93 | 증권사의 SK하이닉스 실적 추정치 하향 |
| 7월 16일 | −6.37% | 6,820.21 |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취소·지연 우려 |
| 7월 20일 | −4.46% | 6,516.27 | 6월 19일 고점 이후 한 달 −28.02%, 46개 주요 시장 중 최대 낙폭(코리아중앙데일리) |
| 7월 28일 | 약 −11% | 확인 불가 | SK하이닉스 실적 기대치 미달·중국 DUV 장비 양산 발표 보도 뒤 투매, 다음 날도 장중 −6%대(알자지라·야후 파이낸스) |
정부도 원인 하나를 인정했다. 구윤철 재정경제부 장관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충분히 신중하게 검토되지 않았다”고 말했고, 개인의 투자 한도를 포트폴리오의 20%로 묶는 방안 등을 내놨다(알자지라 7월 29일 보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 두 종목에 빚이 몰린 상태에서 두 종목이 흔들리자, 반대매매가 지수 전체를 끌어내렸다.
올해 코스피 상승을 끌고 온 건 HBM(고대역폭메모리)을 앞세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다. 두 종목이 연초 대비 두세 배가 되면서 지수도 따라 올랐고, 3분기에는 반대로 두 종목의 낙폭이 지수를 끌어내렸다. 오를 때 지수보다 더 오른 종목이 빠질 때도 더 빠졌다.
이익과 주가가 반대로 간 분기.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10조2,803억원(전년 대비 +806.4%), SK하이닉스는 78조577억원(+585.9%)이다. 이익 전망이 이렇게 뛰는 동안 주가가 20~30% 빠졌다는 건, 같은 이익에 붙는 값(주가수익비율)이 크게 줄었다는 뜻이다. 시장이 의심하는 건 올해 이익이 아니라 이 이익이 몇 년이나 이어지느냐다.
어느 해석이 맞는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탭마다 그 해석을 뒷받침하는 숫자와 반대 근거를 나란히 적었다. 좌우 화살표 키로도 넘길 수 있다.
코스피 지수를 샀다고 가정하고, 매수 시점의 지수를 넣으면 9월 29일 종가 6,870.81 기준 손익과 원금 회복에 필요한 상승률을 계산한다. 1월 초면 4,500 안팎, 6월 말이면 8,476이다.
지수 등락률만 적용한 단순 추정이다. 실제 ETF·종목 수익률, 배당, 수수료, 세금, 레버리지 상품의 복리 효과는 반영하지 않는다. 투자 판단의 근거로 쓰기 위한 값이 아니다.
FT 원문은 유료 구독 장벽 때문에 직접 열지 못했다. 그래서 기사에 인용된 두 숫자를 한국거래소 지수로 다시 계산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두 숫자 모두 방향과 크기가 맞다.
6월 30일 종가 8,476.48에서 9월 29일 종가 6,870.81까지는 −18.94%다. FT의 −18.8%와 0.1%포인트 차이는 계산 시점 차이로 보인다(30일 장중 값이면 8,476.48 × 0.812 ≈ 6,883). 3분기 공식 성적은 30일 종가로 확정된다.
30일 지수가 ±1% 움직이면 3분기 등락률은 −18.1%~−19.7% 범위다. ‘약 −19%’로 읽으면 틀릴 일이 없다.2025년 마지막 거래일 종가 4,214.17 대비 9월 29일 6,870.81은 +63.04%다. ‘약 60%’는 보수적으로 반올림한 표현이다. 다만 달러로 환산한 수익률은 다르다 — 알자지라는 7월 말 기준 달러 기준 연초 대비 +41.5%로 보도했다.
해외 매체가 인용하는 수익률이 원화 기준인지 달러 기준인지 먼저 본다. 외국인 투자자에게는 달러 수익률이 실제 성적이다.이 글은 미국(S&P500)·일본·중국·홍콩·대만·인도·독일 7개 지수와 비교했다. 그 안에서 코스피 −18.9%는 두 번째로 부진한 상하이종합(−6.1%)의 세 배다. FT가 비교한 시장 목록은 원문을 열지 못해 확인하지 못했다.
비교 범위를 넓힌 자료로는 코리아중앙데일리가 6월 19일~7월 20일 한 달 동안 코스피가 46개 주요 시장 중 가장 큰 낙폭(−28.02%)을 냈다고 보도한 것이 있다.
비교 대상 7개 중 가장 나쁜 것은 확실하다. ‘전 세계 모든 시장 중 최악’인지는 비교 목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일부 해외 보도에 ‘7월 한 달 −33%’가 나온다. 이는 7월 중 장중 고점 8,620.15에서 장중 저점 5,262.77까지의 낙폭(−38.95%)이나 특정일 기준을 섞은 표현으로 보인다. 월말 종가로 재면 7월은 8,476.48 → 6,595.45, −22.2%다.
월간 성적은 월말 종가로, 공포의 깊이는 고점·저점으로 잰다. 둘을 섞으면 같은 달이 −22%도 되고 −39%도 된다.삼성전자 9월 29일 종가 27만2,500원은 보도로 확인했다. 2025년 말·6월 말 가격과 SK하이닉스 29일 종가는 배당을 반영해 조정된 시세에서 가져와 원래 종가와 수백~수천 원 차이가 날 수 있다. 결론(두 종목이 지수보다 더 오르고 더 빠졌다)에는 영향이 없다.
개별 종목의 정확한 수익률은 증권사 앱의 수정주가 기준으로 다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3분기의 질문은 ‘이익이 이어질까’였다. 10월 실적 시즌이 그 첫 답이다. 날짜가 확인되지 않은 일정은 그렇게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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