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2일 「금융안정 상황」에서 계산해 보니, 양도세 중과를 한시로 풀어 줘도 다주택자가 집을 팔지 말지는 세금보다 집값 기대에 달려 있었다. 앞으로 5년 집값이 해마다 8.2%씩 오른다고 믿으면 팔 이유가 있는 가구는 10곳 중 1곳이 안 된다. 그리고 다음 날 한은 조사에서 그 기대는 내려오지 않았다.
매물·주간 상승률은 한은이 2017년 8월 2일~2024년 8월 21일 주요 대책 발표 뒤 같은 시점과 비교한 값이다(보도 기준).
한은은 22일 금융통화위원회 금융안정회의 뒤 낸 「금융안정 상황(2026년 9월)」에서 8월 부동산 대책 이후의 주택시장을 점검했다. 그중 가장 많이 인용된 대목이 다주택 가구의 매도 유인 추정이다. 가계금융복지조사의 다주택 가구가 양도세 중과 한시 완화 혜택을 받는 2027년에 파는 편이 나은지를, 앞으로의 집값 기대에 따라 계산했다.
주의할 점은 가정이 연평균이라는 것이다. 연 8.2%를 5년 이어 가면 누적으로는 약 48%가 된다. 다주택자 입장에서 보면 "지금 팔아 세금을 아끼는 것"과 "5년 동안 절반 가까이 오를 집을 들고 있는 것"을 저울질한 셈이고, 뒤쪽이 무거우면 세금 혜택은 힘을 잃는다.
| 기대 상승률(연평균) | 근거로 쓴 수치 | 매도 유인 | 5년 누적 환산 |
|---|---|---|---|
| 1.1% | 전국 아파트 기준 | 30.4% | 약 +5.6% |
| 3.5% | 지난해 이후 수도권 아파트 상승률 | 19.8% | 약 +18.8% |
| 8.2% | 2025년 이후 서울 아파트 연평균 상승률 | 8.9% | 약 +48.3% |
'5년 누적 환산'은 (1+연 상승률)⁵−1로 이 글이 계산한 값이다. 1.1%의 기준 기간은 보도마다 표현이 달라 '전국 기준'으로만 적었다.
숫자를 거꾸로 읽으면 정책이 노릴 지점이 보인다. 기대가 서울 속도(8.2%)에서 수도권 속도(3.5%)로만 내려와도 매도 유인은 8.9%에서 19.8%로 두 배 넘게 커진다. 한은이 보고서에서 "주택 가격에 대한 보유자의 기대가 정부 대책의 효과를 좌우한다"는 취지로 쓴 이유다.
한은은 보유세·양도세 개편으로 과세 강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 고가주택은 매물이 늘며 상승폭이 줄거나 내렸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외곽은 오름세가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대책 발표 전인 7월 27일과 9월 14일을 비교한 구별 수치가 그 모습을 그대로 보여 준다.
매물 총량으로 보면 '잠김'이라 부를 수준도, '쏟아짐'이라 부를 수준도 아니다. 대책 발표 6주 뒤 서울 아파트 매물은 약 7만호로 2017~2024년 주요 대책 발표 뒤 같은 시점의 평균과 같았다. 대신 주간 매매가격 상승률은 0.16%로 과거 평균(0.10%)보다 높았다. 매물은 평소만큼 나왔는데 값은 평소보다 더 올랐다는 뜻이다.
대출도 변수로 남아 있다. 한은은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목표가 1.5%에서 3.0%로 상향된 뒤 금융기관별 한도 배분이 끝나면 주택담보대출이 다시 늘 수 있다고 짚었다. 중저가 외곽의 매수세가 대출 여력과 맞물리는 지점이다.
23일 한은 「소비자동향조사」에서 1년 뒤 집값을 묻는 주택가격전망CSI는 125로 8월과 같았다. 100을 넘으면 오를 것이라는 응답이 더 많다는 뜻이다. 3월 96까지 내려갔던 지수는 넉 달 연속 올라 7월 127을 찍었고, 대책이 나온 8월에 2포인트 내린 뒤 9월에는 더 내려가지 않았다.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은 조사 기간에 수도권 주택가격 오름세가 여전히 컸던 점을 원인으로 꼽았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133으로 가장 높았고 6대 광역시와 기타 지역은 120대 초중반이었다. 시뮬레이션의 논리대로라면 서울 다주택자의 판단을 바꾸려면 이 숫자가 먼저 내려와야 한다.
한은 계산을 처지별로 옮겨 보면 읽는 법이 달라진다. 좌우 화살표 키로도 넘길 수 있다.
다주택자가 저울에 올리는 한쪽 추를 직접 계산해 본다. 집값과 연 기대 상승률을 넣으면 기대 상승액이 나오고, 한은이 제시한 세 가정 가운데 가장 가까운 값의 매도 유인 비중을 함께 보여 준다(세 가정 사이를 이어 붙인 값이 아니다).
복리((1+연 상승률)^기간−1)로 계산한 추정치다. 세금·거래비용·대출이자·보유세는 넣지 않았고, 매도 유인 비중은 한은이 발표한 세 점(1.1%·3.5%·8.2%, 5년·2027년 매도 기준)만 보여 준다. 매도 여부나 세금을 판단하는 도구가 아니다.
제목을 누르면 답과 짚어볼 점이 펼쳐진다.
맞다. 매일경제·세계일보·시사저널·대한경제·문화일보·아이뉴스24 등이 모두 대책 발표 6주 뒤 서울 아파트 매물이 약 7만호로 과거 주요 대책 발표 뒤 평균과 같았다고 전했다. 한겨레는 비교 대상 대책 기간을 2017년 8월 2일~2024년 8월 21일로 적었다.
원래 초안에는 '6주 시점은 확인되지 않음'으로 적혀 있었으나 여러 보도로 확인돼 본문에 반영했다.세계일보는 송파구가 0.34% 하락했다고 썼고, 이투데이·아이뉴스24·뉴스1은 0.34% 상승으로 전했다. 다수 보도를 따라 도판에는 +0.34%로 그렸다.
어느 쪽이든 송파구가 서울 평균(+1.56%)을 크게 밑돈다는 결론은 같다. 원자료(한은 보고서 도표)로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아니다. 세 가정 모두 앞으로 5년간의 연평균 상승률이다. 8.2%는 2025년 이후 서울 아파트 연평균 상승률, 3.5%는 지난해 이후 수도권 아파트 상승률로 보도됐다.
연 8.2%를 5년 이으면 누적 약 48%다. '5년에 8.2%'로 읽으면 다주택자의 판단을 크게 과소평가하게 된다.일부 블로그에 도는 수치지만 조사 주체와 표본을 확인할 수 없어 이 글에 쓰지 않았다. 한은 발표에서 확인되는 것은 연 8.2% 가정에서 91.1%가 보유 쪽이 유리하다는 추정이다.
한은 수치는 '설문 응답'이 아니라 가계금융복지조사 자료로 만든 계산이다. 두 숫자는 성격이 다르다.한은 시뮬레이션이 가정한 매도 시점은 2027년(양도세 중과가 한시 완화되는 해)이다. '2027~2028년'이라는 기간 표현은 이번 보도들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완화 기간과 요건은 정부 발표·법 개정으로 확정된다. 확정 전의 기간 표현을 전제로 계획을 세우지 말 것.없다. 한은 계산은 다주택 가구 전체의 비중을 추정한 것이고, 개인의 양도세는 보유 기간·주택 수·지역·취득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이 글은 '왜 매물이 기대만큼 안 나오는가'를 설명하는 자료다. 개인의 매도 판단과 세금 계산은 세무 전문가와 상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