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도로가 지하로 들어갑니다. 나중에는 공원 앞 아파트가 되는 거예요.” 그런데 지하도로를 만든다는 말과 지상에서 자동차를 없앤다는 말은 다르다. 터널이 얼마나 긴지보다, 그 위에서 무엇이 사라지고 무엇이 남는지를 본다.
과거 개통 기록, 2026년 7월의 공사현황·계획, 현재 현장 상태를 구분했다. 공정률과 계획은 현재 개방 상태를 뜻하지 않는다.
도로를 설명하는 지도에는 선이 그어져 있다. 하지만 지하화의 의미를 알려면 그 선을 옆에서 잘라 본 단면이 필요하다. 맨 위 그림처럼 공간의 변화는 크게 세 모습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지상 도로가 남는다. 두 번째는 원래 도로였던 공간 일부의 용도가 바뀐다. 세 번째는 덮은 범위와 그 위를 실제로 쓸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덮개공원’이라는 말을 들었다면 덮이는 길이와 보행 연결을, ‘지하도로 신설’이라면 기존 도로를 어떻게 처리하는지를 따로 봐야 한다.
사업 이름이 같아 보여도, 집 앞에서 겪는 결과는 이 단면에 따라 달라진다.
국토교통부는 2024년 3월 28일 오전 5시, 동탄분기점~기흥동탄나들목 구간을 직선·지하화해 개통한다고 발표했다. 선형을 바꾼 구간은 4.7km, 그중 지하로 넣은 경부동탄터널은 1.2km다.
| 항목 | 2024년 3월 안내 | 2026년 7월 LH 표 |
|---|---|---|
| 상부공원 조성 | 2024년 5월~2025년 11월 예정 | 2024-07-31 착공 · 공정률 46.9% |
| 공원 규모·금액 | 8만9,729㎡ | 계약 669억9,700만원 |
| 끝나는 날 | 2025년 11월(조성 완료 예정) | 2029-01-31(계약상 준공일) |
| 동서연결도로 | 6개소 · 주간선 2 6월, 보조간선 4 12월 예정 | 이 표에서 확인 불가 |
당시 자료는 상부에 동서연결도로 6개소와 도심공원을 조성할 계획도 내놨다. 차를 아래로 보내면서, 지상에서 끊겼던 도시를 잇겠다는 구성이다. 같은 날 보도에 따르면 연결도로는 주간선 2개가 2024년 6월, 보조간선 4개가 12월 개통 예정이었고, 공원은 8만9,729㎡ 규모로 2024년 5월부터 2025년 11월까지 조성할 계획이었다.
그렇다면 개통일에 공원까지 모두 쓸 수 있게 됐을까. LH의 ‘2026년 공사추진현황(7월 기준)’에는 ‘화성동탄2지구 경부직선화 상부공원 조경공사’의 공정률이 46.9%로 적혀 있다. 같은 행의 공사기간은 2024년 7월 31일 착공, 2029년 1월 31일 준공이다. 터널의 차량 통행과 상부공원 조경이 서로 다른 일정으로 움직인다는 뜻이다.
46.9%는 그 공사의 당시 기록이다. 공원 절반을 시민에게 열었다는 뜻도, 2026년 9월의 이용 상황을 확인한 값도 아니다. 계약서의 준공일 역시 시민 개방일과 같지 않다.
주민에게는 날짜가 여러 개 남는다. 차량이 새 도로를 쓰는 날, 집과 목적지 사이 연결도로가 열리는 날, 공원에서 산책할 수 있는 날이다. ‘지하화 완료’라는 한 표현으로 이 날짜들을 합치면, 아직 누리지 못하는 편의를 이미 갖춘 것으로 계산하게 된다.
서울의 도시도로 사례다. 경부고속도로와 도로 등급·사업 조건은 다르지만, 지상과 지하를 어떻게 나누는지 비교할 수 있다. 국회대로 아래 신월여의지하도로는 2021년 4월 16일 개통했다. 신월나들목과 여의대로·올림픽대로를 잇는 왕복 4차로, 총연장 7.53km다. 그렇다고 지상 국회대로의 차가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 공간 | 서울시가 설명한 구성 | 맡는 역할 |
|---|---|---|
| 더 깊은 지하 | 신월여의지하도로 4차로 | 광역 통과 교통 · 2021년 개통 |
| 얕은 지하 | 국회대로 지하차도 4차로 | 광역 통과 교통 · 후속 사업 |
| 지상 | 선형공원 + 생활도로 2~4차로 | 지역 접근 · 다수의 교차로 |
서울시가 2026년 7월 30일 낸 설명자료는 후속 사업 완료 뒤 구성을 이렇게 제시한다. 서울시는 지하도로를 광역 통행을 처리하는 길로, 지상 생활도로를 여러 교차로로 지역에 접근하는 길로 설명한다. 멀리 지나가는 차의 길과 동네로 들어오는 차의 길을 위아래로 나누겠다는 계획이다.
표와 그림은 사업 완료 후 계획의 요약이며 모든 구간이 같은 단면이라는 뜻이 아니다. 후속 지하차도·상부공원이 현재 완공됐다는 표도 아니다. 서울시는 전체 차로가 기존 8~10차로에서 완공 후 10~12차로가 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지상 도로가 남는 것을 곧바로 지하화의 실패라고 할 수는 없다. 반대로 공원이 생긴다는 이유로 집에서 공원까지 차로를 한 번도 건너지 않으리라 기대해서도 안 된다. 매물을 볼 때는 ‘공원이 생긴다’ 다음에 ‘우리 동과 공원 사이에는 무엇이 남는가’를 물어야 한다.
같은 사업구간 안의 두 집을 가정해 보자. A세대 앞에는 도로가 덮이고 보행공간이 생긴다. B세대 앞에는 지하도로로 들어가는 경사로와 지상 연결도로가 남는다. 둘 다 ‘지하화 수혜지역’으로 소개될 수 있지만, 창밖의 차량 움직임과 공원으로 가는 길을 같은 조건으로 계산하면 안 된다.
| 항목 | A세대 · 덮인 구간 | B세대 · 진출입부 |
|---|---|---|
| 창밖 | 공원·보행공간 | 경사로와 지상 연결도로의 차량 |
| 공원까지 | 바로 앞 · 남는 연결도로 건넘 여부 | 경사로를 돌아가는 거리 |
| 교통 | 통과 차량은 아래로 | 진출입 차량이 모이는 지점 |
| 필요한 자료 | 공원 개방 공지 · 보행 경로 | 환경영향평가 · 운영 후 측정 |
공식 개통자료도 진출입부를 따로 다룬다. 서울시는 신월여의지하도로 개통 당시 신월나들목·여의대로·올림픽대로 등 진출입로 주변 교통 영향을 분석했고, 개통 뒤에도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이것은 당시의 분석과 운영계획이지, 모든 지점에서 혼잡이 풀렸다는 사후 측정 결과가 아니다.
소음과 공기질도 ‘지하로 넣었으니 끝’이 아니다. 같은 자료는 터널 안에 공기정화 방식과 환기·제연설비를 도입했다고 설명한다. 차를 지하에 담으면서 환기와 방재를 따로 설계한 것이다. 그 설비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특정 아파트의 소음·공기질 수준까지 알 수는 없다. 필요한 것은 해당 위치의 환경영향평가와 운영 뒤 측정자료다.
도로와 집값의 관계를 본 연구는 있다. 송명규의 2008년 연구 「도시고속도로가 주변 아파트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당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의 부천시 상동 구역을 대상으로 회귀분석과 편상관분석을 했다. 공개초록에서 저자는 소음·먼지·진동·경관과 관련된 부정적 가격 영향을 보고했고, 고속도로에 특히 가까운 아파트군에서 그 관계가 더 컸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 연구는 지하화 전과 후의 가격 상승률을 잰 연구가 아니다. ‘도로 옆이라 낮게 평가받던 집은 지하화하면 그 차이를 전부 되찾는다’고 바꿔 읽을 수 없다. 지상에 무엇이 남는지, 어떤 편의가 생기는지, 그 기대를 이미 얼마에 사고 있는지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 글은 동탄·국회대로의 개통 전후 실거래를 다시 분석한 결과가 아니며, 지하화만의 상승률이나 적정 프리미엄을 제시하지 않는다.
공원 개방까지 기다려야 한다면 그동안의 생활과 보유 비용도 남는다. 아래 환산기는 묶인 돈에 대한 이자만 기다리는 기간에 곱해 보는 도구다. 개방 시점은 공정률로 추정하지 말고, 확인한 일정이나 본인의 가정을 직접 넣는다.
단리로 단순 환산한 추정치다. 세금·관리비·대출 조건·가격 변동은 넣지 않았고, 개방 뒤 얻는 편익도 계산하지 않는다. 투자 판단의 근거로 쓰는 값이 아니다.
실제 가격 변화를 확인하려면 비슷한 시기의 거래와 면적·층·향을 맞추고, 영향을 덜 받는 비교지역의 흐름도 함께 봐야 한다. 다른 교통사업, 새 주택 공급, 시장 전체의 변화도 구분해야 한다. 매수 전 질문은 분명하다 — “지금의 불편이 실제로 얼마나 줄어드는가?”와 “그 미래를 지금 얼마에 사는가?”는 따로 계산한다.
① 동탄 4.7km·1.2km·2024년 3월 28일 05시, ② LH 공정률 46.9%(PDF 원문 대조), ③ 신월여의지하도로 2021년 4월 16일·7.53km·왕복 4차로, ④ 국회대로 대심도 4·천심도 4·지상 2~4차로는 모두 출처와 일치했다.
보탠 것: 동서연결도로 6개소의 당시 일정(주간선 2개 6월·보조간선 4개 12월 예정), 2024년 안내의 공원 조성 기간(2024년 5월~2025년 11월, 8만9,729㎡), LH 표의 착공일·계약상 준공일(2024-07-31 · 2029-01-31), 서울시 설명자료의 전체 차로 변화(8~10 → 10~12차로).
2024년 안내의 공원 완료 예정 시점과 2026년 7월 공정률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다만 이 글은 지연 사유와 현재 개방 범위를 확인하지 않았다.아니다. 계약 공정률은 공사 진척을 금액·물량 기준으로 적은 값이다. 개방 면적이나 이용 가능 비율로 바꿔 읽을 수 없다.
공원을 쓸 수 있는 날은 관할 지자체나 사업시행자의 개방 공지로 확인한다.그렇지 않다. 국회대로처럼 광역 통행은 아래로, 동네 접근은 위로 나누는 설계가 있다. 지상 도로의 차로 수와 속도, 교차로 배치가 사업 전과 어떻게 달라지는지가 핵심이다.
‘남는가’보다 ‘어떤 성격의 길로 남는가’를 본다.설비가 있다는 것과 특정 지점의 공기질이 어떤 수준이라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환기구·진출입부 위치에 따라 주변 조건이 달라질 수 있다.
해당 사업의 환경영향평가서와 운영 뒤 측정자료를 찾아본다.알 수 없다. 이 글이 인용한 연구는 도로 인접의 부정적 가격 관계를 보고했을 뿐, 지하화 전후를 비교하지 않았다. 기대가 이미 가격에 반영됐을 수도 있다.
비슷한 조건의 거래와 비교지역의 흐름을 함께 봐야 지하화의 몫을 가늠할 수 있다.철도 지하화 편에서는 길게 이어진 경계를 어떻게 다시 잇는지 살펴봤다. 도로에서는 질문이 하나 더 붙는다. 지상을 지나던 차 가운데 어떤 통행을 아래로 보내고, 어떤 통행을 위에 남길 것인가. 국회대로처럼 두 길의 역할을 나누는 사업이 있고, 동탄처럼 지하화 구간 위에 공원과 도시를 잇는 도로를 함께 만드는 사업도 있다. 어느 쪽이든 터널만으로 지상의 쓰임을 다 설명할 수는 없다.
그래서 지하화 호재를 볼 때는 조감도의 초록색보다 먼저 세 가지를 찾는다. 사라지는 도로, 남는 도로, 새로 연결되는 사람의 길. 그다음 그 길이 언제 열리는지, 우리 집에서 어떻게 쓰는지, 지금 가격에 무엇이 반영돼 있는지를 본다.
도로 지하화의 가치는 자동차를 시야에서 지우는 데만 있지 않다. 자동차와 사람의 이동을 어떻게 다시 배치하는지에 있다.
다음 편(47편)은 「쓰레기장은 어떻게 공원이 될까? 땅을 다시 쓰는 기술과 주변 도시의 변화」 — 폐기물을 묻었던 땅을 공원으로 바꾸는 데 필요한 안정화와 관리, 주변 생활의 변화를 다룬다.
함께 읽는 연재 · 2 / 3
열어본 편은 이 브라우저에 기록됩니다.
© 2026 LOCATEWISE · 데이터로 읽는 시장
이 페이지의 내용은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