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호 태풍 수리개는 추석 연휴 첫날 필리핀해에서 태어나 연휴가 끝나는 28일까지 쉬지 않고 커진다. 기상청 예보가 보여주는 마지막 칸이 곧 가장 센 칸이다. 그러니 "28일이 정점"이라기보다 "28일까지는 보인다"로 읽어야 한다.
수치는 기상청이 23일 오후에 낸 태풍정보를 전한 보도(톱스타뉴스 17:38 · JIBS 17:18)에서 옮겼다. 통보문은 하루 여러 차례 바뀌므로 읽는 시점에는 숫자가 달라져 있을 수 있다.
23일 새벽 괌 인근에서 생긴 제54호 열대저압부가 24시간 안에 제26호 태풍 수리개(SURIGAE)가 된다는 것이 기상청 판단이다. 이름은 북한이 낸 것으로, 솔개를 뜻한다. 오후 통보 기준 발생 시점은 24일 15시, 위치는 괌 서북서쪽 약 1,290km다.
그다음은 서쪽으로 가다 방향을 틀어 필리핀 동쪽 바다를 지나고, 대만 남동쪽으로 올라간다. 하루가 지날 때마다 중심기압은 6~15hPa씩 내려가고 강풍반경은 넓어진다. 아래 표는 보도로 확인된 다섯 칸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 시각 | 위치 | 중심기압 | 최대풍속 | 강풍반경 | 강도 |
|---|---|---|---|---|---|
| 24일 15시 | 괌 서북서쪽 약 1,290km | 1002hPa | 18m/s | 190km | 1 |
| 25일 15시 | 마닐라 북동쪽 약 1,000km | 996hPa | 20m/s | 210km | 1 |
| 26일 15시 | 마닐라 북동쪽 약 850km | 990hPa | 24m/s | 260km | 1 |
| 27일 15시 | 타이베이 남동쪽 약 560km | 980hPa | 29m/s | 320km | 2 |
| 28일 15시 | 타이베이 남동쪽 약 390km | 965hPa | 37m/s | 360km | 3 |
같은 기간 국내 날씨는 수리개와 따로 움직인다. 24일 밤 강원 동해안·산지와 경북 북부 동해안에 5~10mm 비가 오고, 25일 추석은 새벽 강원 북부 동해안에 비가 남았다가 밤부터 기압골이 다가와 중부에 비를 뿌린다. 보름달은 구름에 가릴 가능성이 크다.
26일에는 비구름이 내려가 새벽까지 중부, 오후까지 남부에 비가 오고, 제주는 27일 오전까지 이어진다. 기상청 중기 전망으로는 그 뒤 10월 초까지 전국이 대체로 구름 많고 10월 2일께 맑아진다. 제주 여행자에게 26~27일 비는 태풍이 아닌 평범한 가을비라는 점을 먼저 구분해 두면 된다.
기상청은 올해 첫 태풍부터 강도를 1~5 숫자로 부른다. 기준은 중심 부근 최대풍속 하나다. 17~25m/s가 강도 1, 25~33m/s가 2, 33~44m/s가 3, 44~54m/s가 4, 그 이상이 5다. 오전에 돌던 "초속 35m"도, 오후의 "초속 37m"도 모두 강도 3의 아래쪽에 들어간다.
비교 대상으로는 이번 주 일본을 지난 제25호 두쥐안이 가깝다. 두쥐안은 22일 03시 도쿄 동북동쪽 약 420km 해상에서 975hPa·초속 32m(강도 2)로 북동진했고, 그 전후로 일본 수도권에 큰비를 뿌려 인명 피해가 보도됐다. 두쥐안이 강도 2에서 한 일을 떠올리면, 강도 3의 수리개를 "대만 쪽 이야기"로만 넘기기는 이르다.
다만 기압 숫자만으로 크기를 말할 수는 없다. 강풍반경 360km는 기상청 크기 구분으로 중형(300~500km)이다. 중심이 타이베이에서 390km 떨어져 있다는 것은, 28일 오후 기준으로 초속 15m 넘는 바람의 가장자리가 대만 동쪽 바다까지 닿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기상청 예보 경로로 보면 수리개는 28일까지 우리나라에 직접 영향을 주지 않는다. 28일 오후에도 이어도에서 약 1,050km 떨어져 있다. 그런데 이 판단에는 "향후 발달 정도와 북상 속도, 경로에 따라 국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는 단서가 함께 붙었다(JIBS).
갈림길은 두 가지다. 첫째는 방향이다. 대만 남동쪽에서 계속 북북서로 가면 대만·중국 동남부 쪽 이야기가 되고, 북쪽의 찬 공기나 기압계에 밀려 동쪽으로 꺾이면 오키나와·일본 남쪽 바다를 따라 올라오는 길이 열린다. 둘째는 속도다. 28일 오후 시속 7km라는 느린 속도가 그대로면 한반도 쪽 거리를 좁히는 데 며칠이 걸리지만, 가을 태풍은 방향을 튼 뒤 급히 빨라지는 일이 흔하다.
아래 계산기는 그 두 번째 조건이 얼마나 큰지 감을 잡기 위한 산술 예시다. 태풍이 이어도를 향해 직선으로 온다고 가정한 것이 아니며, 예보도 아니다.
거리 ÷ 속도의 단순 산술이다. 실제 태풍은 곡선으로 움직이고 속도도 바뀐다. 기본값 1,050km는 28일 오후 이어도까지의 거리, 시속 7km는 그 시각 예보 이동 속도다. 한반도 영향 여부는 기상청 통보문으로만 판단한다.
시속 7km면 150시간, 시속 30km로 빨라지면 35시간이다. 같은 거리라도 속도 하나로 엿새와 하루 반이 갈린다. 연휴 뒤 첫 주에 태풍 기사를 계속 봐야 하는 이유다.
23일 오전 통보는 예보 마지막 칸을 28일 03시 · 970hPa · 초속 35m · 타이베이 남동쪽 약 500km로 냈다. 오후 통보에서는 마지막 칸이 28일 15시 · 965hPa · 초속 37m · 약 390km로 12시간 밀리며 더 강해졌다.
두 통보 모두 마지막 칸이 가장 센 칸이다. "최강 시점"이 아니라 "예보가 끝나는 시점"으로 읽고, 이 글도 제목 축을 그렇게 바꿨다.일부 방송 기사는 37m/s를 순간풍속으로 적었다. 기상청 태풍정보의 값은 중심 부근 최대풍속이고, 강도 1~5도 이 값으로 매긴다.
순간 돌풍은 최대풍속보다 세게 분다. 숫자를 옮길 때 "최대풍속"으로 적는 편이 정확하다.22일 밤 일부 보도는 일본 기상청의 초기 예보를 옮겨 26일께 오키나와 남쪽 해상 985hPa를 적었다. 한국 기상청의 23일 오후 경로는 26일 마닐라 북동쪽 약 850km, 990hPa로 더 남쪽이다.
기관과 발표 시각이 다르면 경로도 다르다. 이 글의 수치는 한국 기상청 23일 오후 통보로 통일했다.제주는 26~27일 비가 태풍과 무관하다는 것만 기억하면 된다. 대만·오키나와 방면은 사정이 다르다. 28일 오후 수리개의 강풍반경 360km가 대만 동쪽 바다에 걸치고, 그 뒤 경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여행 날짜가 28일 이후라면 아래 순서대로 날마다 한 가지씩만 확인하면 된다.
기사 제목의 숫자는 몇 시간 전 통보문이다. 원본을 직접 보면 발표 시각까지 함께 확인할 수 있다.
기상청 날씨누리(weather.go.kr)의 태풍 메뉴에서 현재 태풍의 예상 경로도와 시각별 위치·중심기압·최대풍속·강풍반경 표를 볼 수 있다. 화면 위쪽에 발표 시각이 적혀 있다.
경로도의 원(예보 오차 범위)은 날짜가 뒤로 갈수록 커진다. 28일 원이 크다는 것 자체가 "아직 모른다"는 뜻이다.강도는 최대풍속으로 1(17~25m/s) · 2(25~33) · 3(33~44) · 4(44~54) · 5(54 이상). 크기는 강풍반경으로 소형(300km 미만) · 중형(300~500) · 대형(500~800) · 초대형(800 이상)이다. 날씨누리 '태풍의 분류' 페이지에 있다.
강도는 세기, 크기는 영향권 넓이다. 수리개 28일은 "강도 3 · 중형"으로 읽는다.현지 도착 뒤의 경보(해상·육상)는 그 나라 기상청이 낸다. 대만은 중앙기상서(CWA), 오키나와를 포함한 일본은 일본 기상청(JMA)이다. 같은 태풍이라도 기관마다 풍속 기준 시간과 예보 경로가 조금씩 다르다.
한국 기상청 숫자와 현지 숫자가 다르면 틀린 것이 아니라 기준이 다른 것이다. 현지 일정은 현지 경보를 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