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3개월 만의 역전이다. 다만 20대가 갑자기 부유해져서가 아니라, 규제가 비켜간 통로가 생애최초 하나만 남아서 생긴 구조다.
한국은행이 8월 25일 오후 공개한 2분기 차주별 가계부채 통계는 대출 문턱이 실제로 얼마나 높아졌는지를 처음으로 숫자로 보여준다.
차주 한 사람이 새로 받은 주택담보대출은 평균 2억829만원이었다. 직전 분기 2억2939만원은 역대 최고치였는데, 거기서 2110만원(9.2%)이 한 번에 빠졌다. 2013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분기 감소폭이다.
주담대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차주당 가계대출 신규취급액은 3414만원으로 전분기보다 128만원(3.6%) 줄어 2023년 1분기 이후 13분기 만의 최저로 내려앉았다. 새로 빌리는 돈의 총량 자체가 3년 3개월 전 수준으로 후퇴한 셈이다.
그런데 잔액은 반대로 움직였다. 차주당 주담대 잔액은 1억6193만원으로 187만원 늘었고, 가계대출 잔액도 9790만원으로 50만원 증가했다. 새로 나가는 돈이 줄어든 것보다 갚아 들어오는 돈이 더 줄었다는 뜻이다. 문턱을 높이면 신규는 즉시 반응하지만, 이미 쌓인 빚은 그 속도로 사라지지 않는다.
20대의 '역전'은 1인당 평균 금액이라는 눈금자 위에서만 일어난 일이다. 눈금자를 바꿔 재보면 20대의 자리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직접 확인해 보라.
60대 이상은 신규취급액 1억6603만원 · 시장 비중 9.9%이며, 평균 잔액은 공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아 표시하지 않았다.
눈금자를 1인당 금액에 두면 20대는 30대에 이어 2위다. 시장 비중으로 바꾸면 곧장 최하위로 내려간다. 두 그림 모두 사실이지만, 헤드라인이 되는 쪽은 늘 앞의 것이다.
한국은행의 설명은 명료하다. 20대가 더 많이 빌릴 수 있게 된 게 아니라, 규제를 덜 받는 조건을 가진 사람이 20대에 몰려 있었다는 것이다.
"20대는 다른 연령대보다 무주택자나 생애최초 주택구입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고, 규제의 제약을 비교적 덜 받았다."
같은 자리에서 그는 "20대가 전체 주담대 신규취급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6%로 크지 않다"는 단서도 덧붙였다. 통계를 낸 쪽이 먼저 확대 해석을 경계한 것이다.
평균이 올라가는 방식은 두 가지다. 모두가 조금씩 더 빌리거나, 적게 빌리는 사람이 먼저 걸러지거나. 이번 20대 숫자는 후자에 가깝다. 생애최초·무주택이라는 좁은 문을 통과한 소수만 남았고, 그 소수의 평균이 2억3217만원이었다.
본인·배우자 모두 주택 소유 이력이 없는 20~30대 초반이 이번 분기 유일한 증가 구간이다. 생애최초 우대와 무주택 요건이 겹치는 자리라 총량 규제의 직접 타격을 덜 받았다.
감소액이 가장 큰 곳은 40대다. 한국은행은 기존 대출 보유자의 증액과 갈아타기가 줄면서 전체 평균이 내려갔다고 설명했다. 이미 집이 있는 사람의 추가 차입이 규제의 1차 표적이라는 뜻이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와 금융권의 대출 관리 강화가 신규 취급을 눌렀다는 것이 한국은행의 진단이다. 다만 신규가 줄어든 분기에도 차주당 잔액은 늘었다. 규제의 효과와 한계가 같은 표에 함께 찍혀 있다.
평균 금액만으로는 감이 오지 않는다. 월 상환액과 그 상환액을 통과시키는 데 필요한 소득으로 바꿔 보면, 왜 6%만 남았는지가 보인다.
필요 연소득은 다른 대출이 전혀 없다고 가정하고 연간 원리금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로 나눈 단순 추정이다. 실제 한도는 대출 종류·보증·기존 부채·소득 인정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기본값(연 4.0% · 30년)에서 20대 평균 2억3217만원의 월 원리금은 110만8415원, 이를 DSR 40%로 역산한 연소득은 3325만원이다. 생애최초 우대금리와 정책자금이 붙으면 문턱은 더 내려가지만, 그 문을 통과한 사람들의 평균이 2억원을 넘겼다는 사실 자체는 바뀌지 않는다.
감소는 연령보다 지역에서 더 선명하다. 수도권이 전체 감소를 끌었고, 그중에서도 서울의 낙폭이 압도적이다.
| 구분 | 2분기 차주당 신규 주담대 | 전분기 대비 | 메모 |
|---|---|---|---|
| 서울 | 2억 7,140만원 | −6,065만원 | 2024년 2분기 이후 최저 |
| 수도권 | 2억 3,059만원 | −4,397만원 | 전체 감소를 주도 |
| 강원·제주권 | — | −2,108만원 | 수도권 다음 낙폭 |
| 전국 | 2억 829만원 | −2,110만원 | 2013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감소폭 |
가계대출 전체로 보면 서울 차주당 신규취급액은 4347만원(−471만원)으로 2023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았고, 호남권을 제외한 모든 권역에서 신규취급액이 줄었다. 강원·제주권의 2분기 금액은 공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아 비워 두었다.
신규만 뒤집힌 게 아니다. 차주당 평균 잔액에서도 20대(2억394만원)는 40대(1억8586만원)를 웃돈다. 잔액 1위는 여전히 30대(2억3419만원)로 역대 최대치다.
전체 주담대 잔액에서 30대가 차지하는 몫이 24.5%로 올라 50대(23.8%)를 앞질렀다. 2013년 1분기 통계 시작 이후 처음이다. 1위는 40대 31.2%다.
신규 주담대에서 30대 비중은 43.7%로 전분기보다 2.3%포인트 올라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이어 40대 24.5% · 50대 15.9% · 60대 이상 9.9% · 20대 6.0% 순이다.
본인과 배우자 모두 주택 소유 이력이 없는 20~30대 초반. 생애최초 우대와 정책자금이 겹치는 사실상 유일한 통로이며, 이번 분기 유일한 증가 구간이었다.
기존 주담대를 보유한 채 갈아타거나 한도를 늘리려던 수요. 신규취급액이 각각 2632만원 · 3537만원 줄어든 자리가 바로 여기다.
한국은행은 3분기에 8·13 대책에 따른 가계대출 총량 확대와 집단대출을 중심으로 신규 취급이 다시 늘어날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번 역전이 한 분기짜리인지 여기서 갈린다.
이 통계는 잠정치다. 또한 여기 나오는 모든 평균은 해당 연령대에서 실제로 대출을 받은 차주만 놓고 계산한 값이지, 그 연령대 전체의 평균 부채가 아니다. "20대 평균 주담대 2억원"이 20대 일반의 형편을 뜻하지 않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