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의 값이 오르는 현상을 ‘펀플레이션(funflation, 재미+인플레이션)’이라 부른다. 그런데 이번 미국 데이터는 값보다 지갑이 더 빨리 열렸다는 쪽을 가리킨다. 비싸진 비행기표 대신 가까운 취미로 돈이 옮겨갔다는 해석이 나온 배경을 숫자로 나눠 봤다.
BofA(뱅크오브아메리카) 수치는 자사 카드 고객 결제 데이터라 미국 전체 소비와 같지 않다. 항공료는 노동통계국 발표문의 계절조정 전 12개월 변화율을 썼다.
CNBC가 9월 27일 전한 뱅크오브아메리카 연구소 자료는 두 숫자를 나란히 놓는다. 8월 취미 지출은 1년 전보다 7.9%, 결제 건수는 3.4% 늘었다. 여기서 바로 한 가지가 나온다. 지출을 건수로 나누면 건당 금액이 약 4.4% 커졌다는 뜻이다.
이 4.4%가 전부 가격 탓일까. 노동통계국의 여가(레크리에이션) 물가는 같은 기간 2.7% 올랐다. 이를 걷어내면 약 1.6%가 남는다. 같은 가게에서 한 번에 더 담았거나, 한 단계 비싼 장비로 옮겨갔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 다만 BofA의 ‘취미’ 묶음과 물가 지수의 ‘여가’ 바구니는 품목이 달라, 1.6%는 정밀한 값이 아니라 방향이다.
인구조사국 소매판매도 같은 쪽을 가리킨다. 스포츠용품·취미·악기·서점 매출은 8월까지 12개월간 10.7% 늘어, 전체 소매·외식 매출 증가율 6%를 크게 웃돌았다. 카드사 한 곳의 표본만의 이야기는 아니라는 뜻이다.
여가 물가 안쪽을 보면 오름폭이 고르지 않다. 자전거를 포함한 스포츠 차량이 6.8%, 스포츠용품이 5.3% 올랐고, 영상·음향 기기와 반려동물 용품은 1.9%에 그쳤다. 사진 장비는 오히려 내렸다. 걷고 타고 뛰는 취미 쪽이 비싸졌다.
세대로 나누면 그림이 둘로 갈린다. 1인당 취미 지출은 나이 든 밀레니얼(대략 1980년대 초중반생)이 약 210달러로 가장 많고, Z세대는 100달러에 못 미친다. 두 배가 넘는 차이다. 반면 증가 속도는 Z세대가 빠르다. Z세대의 비디오게임 지출은 1년 새 약 20% 늘었다.
BofA 설문에서 Z세대 넷 중 한 명 이상은 스트리밍·게임 커뮤니티에 소속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젊은 밀레니얼의 약 2.5배, 베이비붐 세대의 8배가 넘는 비율이다. 쓰는 금액은 적어도 취미가 ‘관계’의 자리까지 넓어진 세대라는 뜻이다.
이번 해석의 무게는 여행 쪽에 실려 있다. 미국 8월 항공료는 전년보다 23.4% 올랐다. 국제항공운송협회 집계 제트유 평균가는 9월 18일로 끝난 주 배럴당 194.90달러로, 전년 평균의 두 배를 넘었다. 4월 초 정점(약 209달러)에 다시 다가서는 중이다. 같은 달 호텔(2.9%)·렌터카(3.5%) 값은 크게 오르지 않아, 여행비 상승의 대부분이 비행기표에서 나왔다.
| 항목 (2026년 8월) | 1년 변화 | 출처 |
|---|---|---|
| 항공료 | +23.4 | 노동통계국 CPI |
| 여행비 전체 | +9.0 | 너드월렛 여행물가지수 |
| 렌터카 | +3.5 | 너드월렛 |
| 외식 | +3.4 | 너드월렛 |
| 호텔 | +2.9 | 너드월렛 |
| 영화·오락 | +2.6 | 너드월렛 |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는 활동끼리 바꿔 탈 수 있다. 멀리 가는 휴가를 집 근처 취미가 대신할 수 있다.”
“해외여행을 건너뛰면 집에서 즐길 취미에 쓸 상당한 현금이 생긴다.”
반대 증언도 같은 기사에 실렸다. 모닝스타의 댄 와실렉 수석 애널리스트는 팬데믹 이후 ‘물건보다 경험’에 돈을 쓰는 흐름이 굳었고, 고소득 가정은 비싼 값에도 여행을 계속했으며 보통의 미국인도 여름 여행 지출을 우선했다고 봤다. 여행을 줄여서 취미로 옮긴 사람과, 여행도 하고 취미도 늘린 사람이 섞여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대체’ 가설은 아직 검증 중이다.
한국에서도 여행 물가가 전체 물가를 크게 앞질렀다. 파이낸셜뉴스가 국가데이터처 품목 지수로 계산한 2년(2024년 7월→2026년 7월) 상승률은 콘도 이용료 23.5%, 국제항공료 20.4%로, 같은 기간 전체 물가 4.9%의 네 배를 넘는다. 이란 전쟁 뒤 치솟은 유가가 항공 운임을 밀어 올렸다는 설명이다. 8월 소비자물가는 3.1%, 근원물가는 3.4% 올랐다.
빈칸은 다음 단계다. ‘펀플레이션’이라는 말은 이투데이·KB 용어사전에 소개됐고, 7월에는 미주중앙일보가 미국의 게임·OTT 요금 부담을 다룬 기사를 냈다. 하지만 이번 ‘취미 지출이 늘었다’는 데이터를 다룬 한국어 기사는 9월 28일 검색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한국 카드사의 취미·레저 업종 결제 자료가 나오기 전까지는 “한국도 여행 대신 취미로 옮겨갔다”고 말할 근거가 없다.
작년에 다녀온 여행 예산과 그중 비행기표 비중을 넣으면, 같은 여행을 올해 다시 갈 때 늘어나는 돈을 어림한다. 기본값은 미국 8월 항공료 상승률(23.4%)과 호텔·렌터카·외식 수준의 나머지 상승률(3.0%)이다. 한국 국제항공료 2년치(20.4%)를 넣어 봐도 된다.
두 가지 상승률만 곱한 어림값이다. 실제 항공권은 노선·시기·예약 시점에 따라 크게 다르고, 환율·유류할증료 변동도 반영하지 않았다. 이 차액이 곧바로 취미 지출로 옮겨간다는 뜻도 아니다.
제목을 누르면 펼쳐진다. 원문 요약에 있던 수치 중 1차 자료와 맞지 않거나 기준이 빠진 것을 바로잡았다.
CNBC 기사와 원문 요약은 8월 미국 항공료가 1년 전보다 26.5% 올랐다고 적었다. 노동통계국 8월 소비자물가 발표문은 항공료 12개월 상승률을 23.4%로 적고 있고, 너드월렛 여행물가지수도 23.4%다. 이 글은 1차 자료인 23.4%를 쓰고, CNBC 수치는 참고로만 남겼다.
26.5%가 다른 계열(예: 다른 기간·다른 가격 조사)에서 나왔을 가능성은 있지만 출처를 확인하지 못했다.9월 18일로 끝난 주 평균가는 배럴당 194.90달러로 한 주 새 7.4% 올랐다. +116%는 작년 같은 주가 아니라 작년 평균 가격과 비교한 값이다. 카고팩츠는 9월 11일 사우디 걸프~홍해 송유관 폐쇄를 상승 요인으로 들었다.
항공 전문가 사이에선 연말 225달러 전망(포브스 인용)도 나오지만 전망치이지 실제 값이 아니다.BofA 고객 1인당 3개월 이동평균 취미 지출이 나이 든 밀레니얼 약 210달러, Z세대 100달러 미만이라는 그래프에서 나온 말이다. 총지출이 아니라 1인당이고, 수치는 보도 속 그래프 판독값이다.
Threads에선 월스트리트저널이 ‘월드컵 경기부터 공연 티켓까지 라이브 엔터테인먼트가 가계를 시험한다’는 게시물을 올린 정도였다. Reddit r/Economics에 CNBC 기사가 공유됐고, r/investing에는 디즈니+ 가격 인상이 오히려 디즈니에 해가 된다는 글이 올라왔다.
구독·공연처럼 ‘값을 올려도 떠나지 않는’ 소비가 어디까지 버티는지가 펀플레이션 논쟁의 다음 질문이다.① 항공료가 꺾인 뒤에도 취미 지출 증가율이 그대로면, 대체가 아니라 소비 여력 자체가 늘었다는 쪽이 맞다. ② 같은 기간 여행 지출도 함께 늘었다면 옮겨간 게 아니라 둘 다 늘린 것이다. ③ 건당 금액 증가가 여가 물가 상승과 거의 같아지면 ‘더 비싼 걸 샀다’는 해석은 힘을 잃는다.
세 조건은 BofA 월간 카드 자료와 노동통계국 물가 발표만으로 매달 확인할 수 있다.날짜가 확인된 것과 아직 공지되지 않은 것을 나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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